
[캠퍼스엔/손혁진 기자] 5일여간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 소강국면에 접어드는 듯 했던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고 있다. 2020년 2월 20일 기준 확진자는 이미 100명을 넘어섰고 감염이 의심되어 검사를 진행중인 격리자들도 1500명이 훌쩍 넘는다고 한다. 이처럼 전염성 호흡기 질환이 유행할 때마다 품귀현상을 빚는 물건이 있으니 바로 마스크이다. 전문가들도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마스크의 수요가 급증하는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다. 하지만 마스크 품귀현상의 이면에는 우리 사회의 씁쓸한 모습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국내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한 초창기에는 지하철 역사마다 일회용마스크가 구비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초창기보다 상황이 훨씬 심각한 현 시점에는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한 개인이 여러장의 마스크를 가져가거나 아예 마스크 상자를 통째로 가져가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결국 역무실 직원에게 직접 문의해야 1장씩 나눠주는 방법으로 배부방식을 바꿨다고 한다. 몇몇 사람들의 이기주의적인 행동이 많은 시민들에게 작은 불편함을 안겨주었다고 할 수 있다.
마스크 사재기 현상도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마스크를 도매가로 대량구매해 10배 이상의 폭리를 취하는 악덕업자들이 나타나는가 하면 엄청난 액수의 현금뭉치를 들고 마스크 업체에 찾아가 평생 쓸 수 있을 정도의 물량을 사재기하는 관광객들도 등장했다. 이는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무책임한 행동이다. 마스크 물량 부족이 더 큰 불안과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만큼 정부에서 이러한 행태를 막을 수 있는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마스크 품귀현상은 흔히 감정노동자라고 불리는 고객상담업종 종사자들에게도 큰 상처를 준다.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 소비자들의 불만을 직접 들어야 하는 일이다 보니 감정적으로 지칠 수 밖에 없다. 심지어 폭언과 욕설을 퍼붓는 고객도 있다고 한다. 마스크를 구할 수 없는 것은 적어도 그들이 일을 잘하는지 여부와는 전혀 무관하다. 그들도 누군가의 소중한 사람이자 가족인 만큼 고객들도 성숙한 태도를 보여줄 필요성이 있다.
홈쇼핑 채널에서 새벽에 마스크를 판매한다는 광고를 내면 소비자들이 잠도 자지 않고 기다릴 정도로 마스크 품귀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공항에서는 마스크를 밀반출하려는 사례도 계속적으로 발견되고 있고 저가마스크를 보건용으로 속여서 팔다가 적발되는 일까지 발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요즘, 마스크를 판매하는 판매자도, 구매하는 소비자도 각자의 위치에서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성이 있다. 전염성 질환이 유행할 때마다 나오는 이야기지만 혼자만 안걸리겠다는 생각보다는 함께 극복하려는 자세가 더 필요하다. 정직함과 도덕성을 기반으로 하는 현명한 대처만이 이번 사태를 지혜롭게 극복하는 해결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