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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도, 안 할 수도 없는 개학의 딜레마

팬데믹 시대 속에서 교육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가?

5월 13일로 예정되어 있었던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개학이 이태원 유흥업소 집단감염 사태로 인해 또 다시 연기되었다. 당초 교육부는 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순차적인 등교 재개를 시행할 계획이었으나 전면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한 상황이 되고 말았다. 교육부의 등교개학 추진은 최근 코로나 19 일일 확진자 수, 특히 지역감염 확진자 수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감소하고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의 수가 크게 줄어듬에 따라 내려진 결정이었다. 하지만 황금연휴 이후 이태원의 유흥업소로부터 시작된 집단감염자 수가 폭증함에 따라 학생들의 안전보장이 불투명해지고 말았다.

 

사실 학생들의 안전은 최우선시 되어야 하는 가치이기 때문에 각급 학교들의 등교개학은 그동안 가장 보수적인 방법으로 검토되어 왔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조금씩 완화하는 와중에도 학생들의 오프라인 개학은 한 번도 시행되지 않았고 최대한 뒤로 미루는 방향으로 논의되었다. 이로 인해 정상적으로 개학을 했다면 이미 중간고사까지 치뤘어야 할 학생들은 아직 서로의 얼굴도 보지 못한 채 가정에서 온라인 수업을 들으며 학업에 매진하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종식이 올해 안에 이루어지기 힘들다는 점이다. 코로나 19처럼 전염성이 강한 호흡기 질환은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어야 상황이 진정되는 경향이 있는데, 현실적으로 올해 안에 백신, 치료제가 상용화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한 WHO(국제보건기구)를 비롯한 많은 연구기관에서 올 가을 다시금 대유행이 찾아올 것임을 경고하고 있기도 하다. 

 

만약 등교개학의 기준을 이번 사태의 완전한 종식에 맞춘다면, 올해에는 단 한차례의 등교도 이루어지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학생들의 대입일정이나 교육과정 등을 생각해보았을 때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지만, 학생들의 안전이 확실하게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학교의 문을 열 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이다. 많은 학생들이 교실에 모여 함께 수업을 듣고, 점심시간이 되면 다같이 식사를 하는 학교의 특성 상 한 명의 확진자라도 발생할 경우 곧바로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하루빨리 등교개학을 실시해야 한다는 사회적 목소리도 높다. 수능시험이 이미 12월로 한 차례 연기되었고 수시전형을 위한 내신점수도 산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학이 또다시 연기된다면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대입일정이 엉망이 되어버릴 것이라는 우려에서 비롯된 목소리이다. 일례로 올해 3월 모의평가는 학교에서 시행되는 대신, 각자의 가정에서 자율적으로 실시되었는데 학생들이 자신의 수준을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 지표가 되어주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교육당국 입장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대단히 곤란한 상황이다. 어떤 방식으로 결정을 내리더라도 사회구성원 모두의 동의를 얻어낼 수 없다. 학생들에게 원활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개학이 반드시 필요하긴 한데, 이태원 집단감염 같은 사태가 교내에서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의견을 수렴한다고는 하지만 그들이 대다수 시민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지도 분명치 않다. 말그대로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다. 

 

사실 수업 자체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방식처럼 앞으로도 원격수업으로 대체할 수 있다. 하지만 학생들의 성적을 결정짓는 시험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중간고사, 기말고사, 수행평가처럼 학생들의 내신성적에 영향을 주는 시험이 온라인으로 치뤄질 경우 공정성 시비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이에 더해 6월 모의평가, 9월 모의평가와 같은 시험이 가정에서 시행된다면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 모든 상황들을 종합해보면, 수업은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하되, 꼭 필요한 시험들은 방역수칙을 최대한 준수하는 선에서 학교에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 없는 진리이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을 미루고 있을 수만은 없다. 특히 대입일정을 코앞에 두고 있는 고등학생들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학생들의 안전을 더 확실히 지키기 위해 학년별로 시험일자에 차등을 두고, 교내에 있는 모든 교실들을 활용하여 거리두기를 최대한 실현하는 등의 대안들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는 지금껏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팬데믹(Pandemic)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일상처럼 당연시 여겼던 많은 것들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우리가 꼭 지켜내야 하는 필수적인 가치들이 있는데 교육도 그 중 하나이다. 우리의 미래세대를 양성하는 교육이라는 가치는 절대 멈출 수 없고 멈춰서도 안된다.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계속 해야하는 포스트 코로나시대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교육을 진행해야 하는지에 대해 사회전반의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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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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