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월 18일로부터 어느덧 4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당시 전남매일신문사에서 마지막으로 발간된 신문 구절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보았다. 사람이 개끌리듯 끌려가 죽어가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그러나 신문에는 단 한 줄도 싣지 못했다. 이에 우리는 부끄러워 붓을 놓는다.’ 1980년으로부터 시간은,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불혹만큼 흘렀지만 여전히 거짓 정보를 진실처럼 유포하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절규와 같던 당시 신문사의 저 구절이 무색하게도 말이다.
학창시절 5‧18 민주화운동은 국가의 탄압에 저항하기 위한 시민들의 항쟁 운동이라고 배웠고 그것에 한 치의 의심을 갖지 않았다. 이 세상을 사는 우리나라 시민이라면 모두가 그러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이를 부정하는 이들과 마주하게 됐다. 그들은 5.18 민주화운동이 폭도에 의해 일어났다는 폭동설, 간첩에 의한 공작이라는 북한남침설 등을 유포하고 있었다. 기사를 쓰기 위해 관련 내용을 검색할수록 이를 주장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고 경악했다.
지만원의 ‘시스템 클럽’과 그를 본 딴 극우 매체 ‘뉴스타운’이 과거의 근거였다면 이를 재생산‧확대시킨데에는 유튜브가 크게 기여했다. 물론 거짓으로 판명된 자료들이다. 과거에는 소수였다면 요즘에는 유튜브를 통해 대다수 사람들이 이를 역사적 사실인양 받아들이고 있다. 자극적일수록 구독자와 조회수가 증가하고 그것이 수익과 직결되는 유튜브에서 그 경쟁은 더욱 과열되고 있다.
근거 없는 사실을 조작해서 상대방을 중상모략 함을 의미하는 마타도어. 민주화운동의 마타도어는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가 광주 시민들을 폭도라고 규정한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이로 인한 피해자들의 고통은 아직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북한 특수군부대원 139번 광수로 불렸던 할머니가 있다. 민주화운동 당시 사진에 찍혔다는 이유로 북한 군인, 정치인과 연관있다고 날조된 것이다. 할머니는 명예훼손으로 4년 만에 승소했지만 그간 받은 상처는 무엇으로 보상할 수 있을까.
민주화운동에 대한 거짓정보를 퍼뜨리는 것은 민주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부정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매일 같이 N번째 광수를 만들어 내는 일이다. 자유 민주주의 아래에서 누리는 다양성과 표현의 자유는 민주항쟁의 결실이다. 그러한 표현의 자유가 가짜뉴스의 진화를 만들어냈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역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적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며 N번째 광수를 만들어 내는 행위에 휩쓸리지 않도록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