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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을 지키는 삶에 대하여

 

[캠퍼스엔 = 이주미 기자] 영화 <소공녀>의 주인공인 '미소'는 자신만의 확고한 취향으로 소소한 행복을 느끼면서 살아가는 인물이다. 미소는 하루 한 잔의 위스키와 한 모금의 담배 그리고 남자친구만 있다면 충분히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런 미소에게 위기가 찾아온다. 가사도우미 일을 하며 버는 돈은 그대로이지만 방세와 담배, 위스키 값이 오르면서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된 것이다. 미소는 집이 아닌 담배와 위스키를 선택한다. 취향을 택한 것이다.

 

그렇게 집을 나오게 된 후, 잠시라도 머물 수 있는 집을 구하기 위해 대학시절을 함께한 밴드의 멤버들을 한 명씩 찾아간다. 결론부터 말하면 미소는 어느 곳에도 정착하지 못한다. 집을 잠시 빌려준 선배에게 "(이러한 상황에서) 술과 담배에 대한 사랑은 염치가 없는 사랑 같다.

 

스스로가 생각해도 좀 잘못되지 않았느냐"라는 말을 듣기도한다. 엎친 데 덮친격으로 술과 위스키만큼이나 소중한 안식처였던 남자친구 '한솔'도 해외로 떠난다. 오랜시간 품어왔던 꿈을 포기하고 현실적으로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이 선택에 대해 한솔은 '남들 다 하고 사는 것들을 하면서 사람답게 살고싶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작사가 김이나는 "취향은 단순히 취미와 여가의 문제를 떠나 내가 어떤 사람이 되는지의 방향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인데 요즘 같은 시대에는 적극적으로 지키고 찾지 않으면 진열된 사람들, 진열해놓은 것들에 의해 움직여지고 만들어지기가 너무 쉽다" 라고 말했다. 온통 알고리즘투성이인 무서운 세상 속에서 평균치에만 맞춰 살아가려고 하는 태도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취향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무엇을 선호하지 않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싫존주의(불만이나 선호하지 않는 취향 등을 당당히 밝히는 것)' , '취존(취향 존중)'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지만 일상 속에서 싫존주의나 취존의 태도를 확실하게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의외로 쉽지 않다. '딱히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없다'며 중립을 지키거나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싫어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게 된다. 

 

삶의 중요한 순간들 앞에서 늘 '취향'이 우선순위가 되어야한다는 말을 하고싶은 것이 아니다. 다만 나만의 세계관을 만들어나가는데 큰 역할을 하는 '취향'을 현실과 별개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쩌면 놓치고있는 중요한 현실이 아닐까.

 

나만의 취향을 적극적으로 찾고 알아가는 일 말이다. 그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한다. 선택의 과정에서 때론 취향이 아닌 다른 가치를 선택하는 일도 나의 취향을 알고 충분히 느껴본 후에 가능한 일이다. 살아가면서 마음에 품게 되는 수많은 꿈과 삶의 목표들이 세상이나 타인의 취향이 아니라 나의 취향에 부합하는 것인지 계속해서 묻고 답하며 나아가야 한다.

 

끊임없이 물어야 하는 이유는, 취향은 고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시시각각 빠르게 변화하는 흐름 속에서, 나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것은 결국 이러한 질문과 대답들이라고 생각한다. 미소는 자신의 취향을 따르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기때문에 영화 속에서 이런저런 '나만의 선택'을 해 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미소가 주변의 여러 말과 시선에 쉽게 흔들리거나 작아지지 않고 '여전히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었던 이유는 취향이 뚜렷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취향을 지키는 것은 곧 나를 지키고 살피는 일이다. 나를 살필 수 있게 되었을 때, 다른 사람의 취향도 진심으로 존중하고 이해하며 소통할 수 있다. 자신이 가사도우미 일을 하는 집의 주인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되어서 더이상 이 집에 살지 않는다' 라고 말하는 상황에서도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돼서 진심으로 기쁘다"라며 축하해 줄 줄 아는 사람이 될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다양한 취향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나. 지금까지 소홀했다면 이 글을 읽은 지금부터라도 하나씩 묻고, 답하며 알아갔으면 한다.

 

당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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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미 기자

서울예술대학교에 재학 중인 이주미 기자입니다.
좋은 기사로 찾아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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