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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이슈 (opinion)

대전대학교, 학생과 학교, 코로나가 만든 갈등

중간고사 5일 전 전면 대면 결정,
학교와 총학생회를 향한 재학생들의 분노
총학생회, "우리도 당혹스럽다."

15일 오전 10시, 신입생 기숙사 'HRC'의 '빅하우스(HRC의 네 하우스 중 하나)' 튜터 단체 채팅방에 공지가 하나 올라왔다. 여기서 튜터란 신입생들의 관리, 지도 및 교수님들의 생활관 내 업무를 보조하는 재학생들을 칭한다.

 

 

공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학교 측의 전면 대면 수업 돌입으로 인하여 어제 저녁 HRC 교수들간의 긴급 회의를 연 결과,

중간고사 기간(20일~26일) 이후 기숙사를 개사하여 학생들을 받을 예정입니다.]

 

공지를 읽은 튜터 A씨는 황당했다. 현재 대전대학교는 중간, 기말고사를 대면 시험으로 확정지은 상태인데 여기서 중간고사 이후 후반기 수업마저 대면으로 돌리겠다는 것이었다. 공지 당일은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된지 채 3일밖에 되지 않은 날인데다 중간고사로부터 불과 5일 전이었다. 1단계로 완화되었다 할지라도 확진자 수는 100 언저리를 오가고 있었으며 완화의 이유로 내세운 근거도 국민들의 피로도, 소상공인들의 어려움 등 납득이 되지 않는 논리였다. 갑작스런 결정에 단체 채팅방에 질문을 하는 다른 튜터들 역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공지로 인해 채팅방은 잠시동안 혼란에 빠졌고 얼마 뒤 상황이 진정된 후 튜터들은 담당으로 있는 신입생 단체 채팅방에 이 사실을 전했다. 곧 이 소식은 대학교 커뮤니티 앱 '에브리타임'(이하 에타)를 통해 빠르게 퍼져 나갔다.

 

대면 수업을 원했거나 대면 전환을 일찍이 눈치 챈 일부 학생들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로 인해 에타는 꽤 긴 시간동안 시끄러웠다. 시험 닷새 전의 갑작스런 공지, 두루뭉술한 설명, 막무가내식 의사 결정이 혼란의 주된 이유였다. 또한 학교가 일전에 몇몇 학생과 한 통화내용도 큰 논란이 되었다. 학생들의 각자 의견을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다.

 

* 의견을 묻거나 설문 진행조차 하지 않아 놓고 막연히 교수님들에게 "학생들이 대면을 원한다."라고 하였다.

* 시험 준비로 바쁠 시기에 갑작스런 대면 공지를 해 놓고 타지역 학우들의 사정은 알아서 해결하란 식으로 일관하고 있다. 대전 내 친척 집에서 묵어라와 같은 무책임한 답변을 했다.

* 어떤 질문을 하든 녹음기를 튼 듯 같은 말만 반복한다.

* 비대면이 지속될 줄 알고 자취방을 처분했는데 이제 와서 말을 바꾸면 몇백이나 되는 돈을 또 다시 내야 된다.

* 기숙사 입실일이 이번 주말인데 중간고사 기간에 짐을 싸서 부치는 건 불가능하다.

* 진짜로 시행되면 안 갈 수도 없다. 울며 겨자먹기다.

 

금일 15일 학교 홈페이지에 대면 수업 관련 공지사항이 올라오긴 했지만 학생들의 의견은 조금도 반영되지 않은 일방적인 통보 글에 불과했다. 학생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수용해야 하는 학교로서 이기적인 대처가 아닐 수 없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재학생들은 총학생회의 방조와 무능력함을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현재 대전대학교 '일편단심' 총학생회는 코로나 사태로 발생한 문제 대처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용하지 않거나 적절치 못한 모습을 보여주는 등 학생들로부터의 인식과 신뢰도가 좋지 않은 상태였다. 게다가 저번 학기 성적우수자들까지 피해를 봤던 대대적인 장학금 감축 사건 때도 학생회 임원들의 장학금만은 건재해 학생회를 향한 학생들의 시선은 고울 수 없었다.

 

그렇게 학교와 총학생회의 배려 없고 무능력한 모습을 욕하던 도중 반전이 일어났다. 총학생회가 자신들 역시 학생들처럼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총학생회는 저녁 9시경 공식 SNS 계정을 통해 Phase-1 수업 운영 방식 반대 서명 링크를 올리며 학생들의 의견에 동참했다. 더불어 총학생회는 학교 측에 Phase-2(비대면) 수업방식을 고수하자는 입장을 명확히 피력했으며 현재 대면 수업 통보는 학교측의 독단적인 결정임을 알렸다. "학생은 주체여야지 객체가 되어서는 안된다."라는 문구도 덧붙였다.

 

학생회의 지원에 힘입어 대면 수업 번복 여론은 더욱더 불타올랐다. 이제 남은 것은 학교 측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얼마나 수용하느냐에 달려있다. 모두가 어려운 때에 사적인 이익보다는 공공의 이익을 먼저 생각했으면 한다. 전례 없던 혼란상황에서 시험까지 겹친 힘든 이 시기에 불필요한 마찰은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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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수 기자

대전대학교 정보보안학과 재학 중인 이경수입니다.
바른 세상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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