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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기대가 무너진 사회

계층 간 이동은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캠퍼스엔=안성희 기자] 한국사회는 국민의 평등을 주장하고 모두 함께 성장하자는 슬로건을 내건 채 움직이고 있다. 빈곤층을 구제하고 기회의 평등을 높이기 위해 공공과 민간의 차원으로 대책을 내세우고 있지만 그리 효율적인 결과를 도출해내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계층의 대물림 현상은 심화되고 계층 간 사다리 이동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2017년 한국노동연구원에서 발표한 ‘직업계층 이동성과 기회불균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아버지가 1군 직업(입법공무원, 고위임직원 및 관리자, 전문가)에 종사할 경우 자녀도 1군 직업을 가질 확률은 32.3%, 3군 직업(서비스 종사자, 판매 종사자, 농업 및 어업 숙련종사자, 단순노무 종사자)을 가질 가능성은 13%로 낮은 비율을 차지했다. 부모의 직업이 자녀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은 3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버지가 3군 직업을 가지고 있을 때 자녀도 3군 직업 가질 확률은 24.1%, 1군 직업을 가질 확률은 16.6%를 차지했다. 이는 1군과 2군 직업을 가진 아버지에 비해 3~11%포인트 가량 높은 수치를 보였다.


직업의 대물림은 부모세대와 자녀세대 간 직업군이 대물림되는 것을 뜻한다. 직업의 대물림은 상층보다 하층으로의 이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데, 이는 사회에서 ‘신분 상승’이 매우 힘겨움을 보여주고 있다.


빈곤과 부의 대물림은 여전히 심화
과거 한국 사회에서의 빈곤은 개인의 문제라는 인식이 강했다. 빈곤한 가정은 경제적 활동을 제대로 하지 않고, 유흥을 좋아하는 등의 ‘성실하지 않다’는 인지가 상당히 높아, 열심히 경제활동을 한다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진 채 살아왔다. 하지만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빈곤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구조의 문제라는 주장이 거론되었다.


‘금수저’, ‘흙수저’는 부모의 부와 가난이 그대로 자녀에게도 큰 영향을 미쳐 부유한 가정의 자녀는 큰 노력을 하지 않고도 부유할 수 있으며, 가난한 가정의 자녀는 아무리 노력을 해도 부유해질 수 없다는 것을 뜻하는 용어이다. 중앙일보는 2019년 기초생활 수급자 130명의 빈곤 실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설문 결과 ‘생활수준 개선 가능성이 없다’는 응답이 52%, ‘10년 이상 기초수급자 생활’ 27% 등이 도출되었다. 응답자의 42%는 조부모세대부터 가난했다고 답했다.

 

이들은 정부 생계비 보조금 등을 포함한 월 소득이 51만 ~ 75만인 사람이 36.2%로 가장 많았다. 기초생활 수급자라는 신분에서 좀처럼 빠져나올 수 없다. 100만원도 채 되지 않는 월수입으로 그들은 하루하루 먹고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들이 가난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극히 희박한 것이다.

 


최고의 해결책은 의무교육?
계층 간 이동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는 기회의 평등이라는 명목 하에 의무 교육, 무상 급식을 정립하고 사교육 금지 방안을 내세우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대물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교육 보장이 가장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한국은 초, 중등교육의 무상 교육과 무상 급식을 확대, 실시하고 있다. 선택이었던 고등교육에 대해서도 의무화하기 위해 여러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교육의 의무, 사교육 금지를 정립하면 계층 이동은 가능할까? 서울대학교의 12년간 합격자 추이를 보면, 수도권 출신 합격자 비율은 지속적으로 상승세에 있다.

 

이데일리와 종로학원하늘교육이 발표한 ‘2007년 ~ 2018학년도 서울대학교 합격자 변화 추이’를 분석한 결과 12년 간 서울대 입시에서 수도권 합격자 비율은 증가한 반면, 지방 합격자 수는 줄었다. 2007년 서울대 합격한 수도권 출신 비율은 52.2%에서 2018년 59.7%로 7.5%포인트 상승했다. 서울 출신 합격생 비율은 38%의 결과가 도출되었다. 이 중 강남, 서초, 양천 지역 출신 합격자는 20.4%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수도권과 지방, 경기와 강남권 모두 같은 의무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어째서 이렇게 확연히 두드러지는 차이를 보일 수 있을까?

 

이는 사교육의 질, 유무가 결정을 짓기 때문이다. 지방에 비해 수도권, 저소득에 비해 고소득 자녀 사교육비 지출 차이는 굉장히 크다. 2013년 서울시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강남권 600만 원 이상 고소득자는 월평균 108만 4000원을 자녀 사교육비로 쓰는 반면, 그 외 수도권 300 ~ 400만 소득자는 46만 3000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부모 소득에 따라 사교육비의 지출이 상당히 차이가 나고 있으며, 이에 상응하게 고소득 자녀, 강남권 출신자들의 서울대 합격률이 매우 높다. 서울대학교의 합격이 부를 판가름하지는 않지만 학벌 위주인 한국 사회에서는 대학의 가치가 앞으로의 삶을 결정짓는 영향력이 크다.

 

이처럼 허울뿐인 해결책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고액으로 이루어지는 사교육을 제대로 막지 않는다면 아무리 평등 교육을 주장해도 계층 간 이동의 가능성은 계속 낮아질 뿐이다.

 

프로필 사진
안성희 기자

한남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 전공하고 있는 안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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