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 '깡', 그는 왜 제2전성기를 맞았을까

2020.06.29 21:32:01

깡이 불러온 '밈'현상

밈(meme)이란 리처드 도킨스가 <이기적 유전자>에서 처음으로 소개된 단어로 인간의 삶을 규정하는 문화적 요소들의 전달 단위, 중간 매개물이다. 밈은 모방을 통해 전달한다. 이를 현시대에서 문화적으로 바라보면 인터넷상에서 유행하는 콘텐츠를 재생산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밈 현상의 대표적인 사례는 비의 ‘깡’이다. 

 

 

 

3년 전, 비는 ‘깡’이라는 노래를 발매했지만 흥행하지 못했다. 대중은 과장된 안무와 허세 섞인 가사, 비의 표정이 우스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여고생은 ‘1일 1깡 여고생의 깡 cover’라는 제목으로 깡을 커버한 영상을 올렸다. 그리고 이를 중심으로 깡이 유행하기 시작하였다. 어느새 유튜브 인기 동영상은 깡 커버영상으로 가득 찼고, 하루에 한 번 깡 뮤비를 봐야 한다는 ‘1일 1깡’공식 또한 만들어졌다. 이번 ‘깡’ 신드롬에는 대중과 가수 비의 문화에 대한 변화된 태도가 있었다.


첫째, 문화의 생산자가 변화하였다. 비의 깡이 대유행을 불러일으킨 것은 다름 아닌 대중의 댓글과 커버영상이었다. SNS가 발달함에 따라 대중은 예술의 생산자와 소비자 역할을 모두 할 수 있게 되었다. 소속사의 마케팅, 언론 타기도 아닌 수용자인 대중에 의해 생산되고 소비되는 모습은 대중의 역할이 수용자에서 예술의 주체적 이용자로 변모하였음을 보여준다. 비 이전에도 밈 현상은 많았다. 몇 년 전 유행한 ‘아이스버킷 챌린지’와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등 다양한 릴레이들이 존재했다. 그러나 이들은 유명인이 시작해 인기를 끌었다. 대중이 유행을 만들어내고 큰 규모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술분야에서의 대중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둘째, 비는 ‘깡’ 반응에 대해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깡’ 뮤비에는 “몇 년만 일찍 발표했어도 태희와 결혼 못 했을 듯”, “옆에서 조언해주는 사람 없는 게 신기” 등 수많은 조롱하는 댓글이 달렸다. 그러나 비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좋아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예인은 광대, 날 갖고 놀아달라”라고 말하며 조롱놀이에 합류하였다. 그가 조롱을 받아들이고 대중의 놀잇감이 되어 함께 즐기는 모습은 비에 대한 시선을 ‘조롱’에서 ‘호감’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깡’ 신드롬으로 유명해져 <놀면 뭐하니?> 프로그램에 출연해 ‘비룡’이라는 캐릭터로 활동하면서 비는 깡 열풍에서 비라는 가수에 대한 열풍으로 확장시켰다. 만약, 그가 조롱의 댓글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여 영상을 삭제하거나 가사, 안무를 바꾸었다면 이 정도의 ‘깡’ 열풍과 비의 ‘제2의 전성기’는 오지 못했을 것이다. 

 

대중과 가수를 잇는 매체가 쌍방향 성을 띠면서, 예술 문화의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 틱톡, 유튜브와 같은 매체를 통해 일반인이 문화를 만들어간다. 가수와 대중에게 있어 생산자와 수용자라는 역할 설정이 완전히 허물어진 것이다. 대중이 직접 스타를 만들고 이를 스스로 소비한다. SNS 매체를 통한 유행은 더욱 많아질 것이고 비의 깡과 같은 ‘밈’ 현상은 이제 대중문화의 하나의 사례로 자리 잡을 것이다. 가수들에게도 비처럼 현시대 대중의 입맛에 맞추어 변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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