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전 태엽은 어떻게 감아졌을까

2020.04.30 18:12:03

 

“부탁이 있네, 나를, 지금 이 순간의 나를 영원히 잊어주지 말게” 누군가의 유서에서 발췌한 문장이다. 대한민국은 과연 그를 기억하고 있을까.

 

노동절이 어느새 코앞으로 다가왔다. 항상 바닥을 치던 노동계 현실은 사람들 인식 속에서 ‘꽤나 괜찮네’라고 말할 만큼 올라왔나보다. 그런데 여전히 음지에선 착취가 이어진다. 방법은 더욱 지능적이고 소위 ‘미꾸라지’처럼 법망을 피해간다. 

 

반응은 어떨까. 별다른 관심은 없다. 사실 그렇다. 본인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없다면 눈 한 번 흘길 뿐 다가서려 노력하겠는가. 필자 또한 같았다. 노조의 시위 사진이 자극적으로 배치된 1면을 보면 눈살이 찌푸려졌다. 한편 반문이 일기도 했다. ‘저들은 뭘 위해서 저렇게 행동할까’  

 

지금은 미약하게나마 투쟁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가 됐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대부분의 ‘우리’는 당장의 노동법은 고사하고, 임금 관련 담론에서 입도 뻥긋할 수 없을 정도로 무지하기 때문이다. 당사자성의 부재는 진정한 이해라는 측면에 있어 뼈아프다. 그리고 언젠가는 부메랑처럼 자신을 향해 돌아올 것이다.

 

무엇이 우리를 노동에 있어 바보로 만들었을까. 답은 간단하다. 교육이 없다. 묘하게도 사회는 노동 관련 교육을 꺼린다. 지난 2015년 교육과정 개정을 기준으로 초등학생 교과서에 노동 문제는 전무하다. 중학교의 경우에도 다르지 않다. 170시간 분량에서 노동문제가 차지하는 비율은 고작 2시간이다.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사회의 변천 속에서 노동이 차지하는 비율이 정말 1%에 불과할까. 어떤 국가보다 학구열이 높고 학위를 기본으로 갖추는 나라의 청년들은 정작 근로계약서 상 문제 하나에 머리를 싸맨다. 개혁이 필요하다. 최소한 자신이 직면한 노동문제를 자신이 해결할 수 있도록, 초등학교 때부터 노동 교육을 활성화하라.

 

정확히 반세기 전 한 노동자는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며 불꽃 속에 자신을 던졌다. 그리고 근로환경은 분명 일정 개선됐다. 그러나 현재의 국민 의식과 교육 수준은 그의 앞에서 당당할 수 있을까. 다시 한 번 수레를 돌려 더 나은 삶을, 더 나은 노동을 남기자.



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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