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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임산부 배려석 현황체크

도입 8년차 맞은 임산부 배려석
정착까지는 아직 갈 길 멀어

[캠퍼스엔/이승현 기자] 2013년 12월 서울 지하철을 시작으로 대중교통에 임산부 배려석 제도가 도입되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1~ 8호선에는 현재 객실 한 칸 당 교통약자 배려석(객실 가운데) 7석이 설치되어 있으며, 교통약자 배려석 양쪽 끝 2석을 임산부 배려석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 외 신분당선, 경강선 등 타 노선에서도 임산부 배려석을 운영 중이다. 올해로 8년 차를 맞이한 임산부 배려석의 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기자가 국내 최다 승객 이용 노선인 2호선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교대역방향 내선순환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스크린도어가 열립니다."


안내 방송과 함께 지하철문이 열렸다. 강남역에서 열차에 탑승한 시각을 확인해보니 오후 2시 10분. 대부분의 좌석에 승객들이 앉아있었고, 열차 손잡이를 잡고 서있는 승객들도 다수 있었다. 차량 가운데로 이동해 확인한 결과 임산부 배려석은 두 좌석 모두 비워져있었다. 바로 다음 역인 교대역에서 한 여성이 임산부 배려석에 앉았고, 두 좌석 모두 찼다.


사당역에서 임산부로 추정되는 여성이 탑승하였다. 임산부 배려석은 만석인 상태, 노약자석에는 빈자리가 있었지만 해당 여성은 한 손에는 손잡이, 한 손에는 핸드폰을 든 채로 서있었다. 열차 내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핸드폰을 향해 있었고 그녀는 3개의 정거장을 지나 내릴 때까지 양보를 받지 못했다. 임산부 배려석이 다시 비워진 것은 그다음 역인 신림역에서였다. 

 

 

"안녕하세요 임산부 배려석에 계신 이모 삼촌, 우리 엄마가 지금 너무 힘들대요. 근데 아직 배가 안 나와서 자리 양보 받기가 힘든가 봐요.."


열차가 대림역에 가까워질 무렵 어린아이의 목소리를 한 안내 방송이 열차 안을 채웠다. 초기 임산부의 경우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렵기에 양보받기 힘들다는 점을 고려한 방송이다. 이 외에도 열차 내에서는 임산부 배지가 없어도 임산부일 수 있다며 비켜주기 전에 비워두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배려라는 문구를 담은 공익 광고가 재생되고 있었다.


서울메트로는 2016년부터 임산부 배려석 비워두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메트로가 2019년 6월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는 임산부가 아닌 승객들이 여전히 임산부 배려석을 이용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관련기사: 임산부 아닌데 임산부석 앉아본 사람 10명 중 4명] 기자가 열차에 탑승해있는 동안에도 임산부가 아닌 승객이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있는 경우가 좌석이 비워져있거나 임산부가 앉아있는 경우보다 많았다.


신도림역에서부터 한동안 비어있던 임산부 배려석은 신촌역을 지나면서부터 비워졌다 채워졌다를 반복하였다. 열차가 노선을 한 바퀴 돌아 다시 강남역에 도착할 무렵 임산부 배려석에는 남성 승객들이 앉아 있었다. 기자가 강남역에서 하차하며 봤을 때 역시 그대로였다.

 

43개 역을 지나며 2개의 임산부 배려석이 모두 비워졌던 역의 개수는 20개. 총 역 개수의 절반에도 달하지 않는 숫자이다. 좌석에 앉았던 승객 중 임산부로 추정되는 여성이 드물었다는 점과 평일 오후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저히 낮은 수이다. 출퇴근 시간이나 주말이었다면 더 낮은 비율로 임산부 배려석이 비워져 있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수치이다.


작년 9-10월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진행한 온라인 설문에 따르면 임산부 500명 중 25.8%는 임산부 배려석을 전혀 이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산부 배려석을 전혀 이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질문의 답으로 '앉아있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부담(민폐)을 주는 것 같아서'와 '임산부 배려석에 이미 일반인이 앉아 있거나 자리가 비어있지 않아서, 양보를 받지 못해서'가 차례로 1위, 2위를 차지했다. [관련기사:임산부 26% "지하철 배려석 이용 못해"…"주위 시선 부담"]


온라인 임산부 카페에는 임산부 배려석과 관련한 힘듦을 토로하는 게시물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한 카페 이용자는 “출근 시간에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있다 어르신에게 호통을 들었다.”며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일어나야했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작성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저도 임신했을 때 초기에는 눈치보여서 못 앉다가 티가 좀 나기 시작하면서 앉았어요.”, “저도 전철탔다가 그런 적 있어요.” 등의 댓글이 달렸다.

 

임산부 배려석이 도입된지 상당한 시간이 지났지만 임산부가 마음 편히 배려석을 이용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앉아 있다 비켜주는 것이 아닌 미리 임산부 배려석을 비워두는 행동와 함께 임산부가 눈치 보지 않고 배려석을 이용할 수 있는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요한 때이다.

프로필 사진
이승현 기자

캠퍼스엔 기자 이승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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