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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희 작가 이상문학상 수상을 거부하다

이상한 관행, 이상한 계약. 이상문학상의 판도라 상자가 열리다.

 

한국에서 고등학교 입시를 지낸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름, 이상이다. 이상의 날개는 독특한 문체와 모더니즘의 색채로 지금까지도 사람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작품이다. 이상은 소설과 시 모두에 능통했으며, 일제강점기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이다. 이런 이상의 작가 정신을 계승하고 한국 문학계를 발전시키고자 문학사상사에서 1977년 이상문학상을 제정한다.

 

약 44년의 전통을 지닌 이상문학상은 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과 더불어 한국 문학계에 권위 있는 문학상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이상문학상 작품집은 출간되는 순간 베스트셀러에 오른다. 그만큼 다수의 독자들이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작품들에 관심을 가지고 사랑받고 있다는 셈이다.

 

40년 전통 이상문학상 첫 번째 수상 거부 사태.

 

국내에 대표적인 문학상이라 할 수 있는 이상문학상이 최근 논란에 휩싸였다. 2020년 44회 이상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된 김금희 작가가 수상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출판사 측은 수상작에 대한 저작권을 3년간 출판사에 양도하고 작가 개인 단편집에 실을 때에도 표제작으로 내세울 수 없다는 조항을 담은 계약서를 보내왔다고 작가는 주장했다. 이러한 조항때문에 수상을 거부한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김금희 작가는 <너무 한낮의 연애>, <경애의 마음>, <오직 한 사람의 차지> 등의 작품이 사랑을 받으며 문단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작가이기에 이번 논란의 파장이 더욱 크다. 김금희 작가의 소신 있는 행동에 이어 이상문학상 수상이 확정 된 최은영 이기호 작가 역시 수상을 거부했다. 세 명의 작가의 수상 거부로 인해 문학과 사상사는 이번 2020년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출판을 보류했다.

 

흔히 갑이라 일컫는 출판사 측을 상대로 소신있는 행동을 보여준 작가들에게 여론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관행이라는 이유로 자행되어 온 문학계의 불평등 계약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예술계 저작권 의식, 이제는 높아져야 한다.

 

출판사가 양도받고자 하는 것은 작가의 순수 창작물인 소설이다. 직장인이 일을 해서 돈을 벌 듯 작가는 글을 써서 돈을 번다. 글을 결국 작가의 권리이자, 먹고 살아가는 수단인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설에 대한 저작권 양도 조항을 출판사를 위한 조항일 뿐 작가를 위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구시대적이고 불평등한 계약이다. 이러한 저작권 인식이 낮아서 생긴 문제는 비단 출판계 뿐만이 아니다. 2018년에는 웹툰 플렛폼 레진 코믹스에서는 관행이라는 이유로 작가 개인의 저작권을 편취한 사례가 있었다. 문학·예술계는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거행되는 불합리한 계약에 대해 재고할 필요가 있으며, 이제부터라도 원칙에 의한 합리적인 계약 체계를 따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김금희 작가의 꿈틀거림은 출판사가 가진 저작권 인식에 변화를 주는 움직임이다. 김금희 작가의 소신있는 발언에 걸맞게 출판사 역시 구시대적인 발상에서 벗어나 작가와 사회에 대한 인식 변화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작가들을 존중해줄 필요가 있다.

 

문학상의 본질을 깨우쳐야 할 때

 

매년 수많은 작가 지망생들이 등단을 위해 노력한다.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작품을 인정받기 위해 노력한다. 작품이 알려지는데 도움닫기 역할을 해주는 부분이 다양한 문학상이 지닌 본질이다. 문학상 자체로 문학계가 인정을 해주고 독자들 역시 문학상의 권위를 인정해 관심을 갖고 보기 때문이다.

 

문학계에서 문학상의 역할은 작가의 성장과 발전에 도움을 주고, 좋은 작가를 발굴하고, 좋은 작품을 문학상이라는 이름을 통해 알릴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이 역할을 충실히 해내지 못하고, 이익만을 취하고자 진정한 문학상의 본질을 흐리는 것은 상이라 할 수 없다.

 

상의 목적을 잃고 작가의 권리를 지켜주지도 못하는 상을 받고 오늘도 등단을 위해 작가 지망생들을 열심히 노를 젓고 있다. 열심히 노를 저어 자신의 꿈을 쫒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문학상의 본질을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한다. 이상의 이름에 먹칠을 하는 행동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프로필 사진
이다솔 기자

경기대학교 진학 중인 이다솔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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