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대전대학교, 중간고사 이후 전면 대면 확정

2020.11.03 17:04:45

타지역 학생들 난색...
"학생들 의견을 듣기는 하는 거냐."

 

[캠퍼스엔/이경수 기자] 지난 26일, 대전대학교 교무처로부터 한 통의 문자가 도착했다. 문자에는 이전에 조정되지 않았다는 세부사항과 함께 학교측의 당부 사항이 적혀있었다. 그러나 학교 측의 문자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좋지 못했다. 내용의 대부분은 현 상황 설명이었고 세부사항에는 '유연'이란 단어로 두루뭉술하게 얼버무린데다 수업 진행 방식의 모든 것을 교수와 학과에게 떠넘기는듯한 어감을 지울 수 없었다. 학생들을 가장 분노하게 했던 부분은 전면 대면의 확정이었다. 아무리 정부가 1단계로 격하했다 할지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경제 침체를 우려해 내놓은 차선책이다. 확진자는 여전히 전국적으로 나오고 있으며 그 수는 100명 언저리를 유지하고 있다. 더구나 1단계로 격하되자마자 축제나 번화가, 놀이공원에는 사람들이 붐볐으며 곧 있을 할로윈 데이를 맞아 놀이공원, 클럽 등은 이벤트 준비에 한창이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학생들의 거주문제였다. 재학생의 대부분이 타지역에 거주중이었고 학기 초에 방을 구한 학생들은 얼마 전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자취방을 처분한 상태였다. 이 때문에 대학생 커뮤니티 앱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에는 큰 혼란이 찾아왔다. "우리가 한 서명 운동이 반영은 된 결과인가", "왜 결정은 학교가 하고 책임은 학과에게 전가하는가", "발열 체크 33도 나왔는데 체온계에 문제 있는 것 아닌가", "설마 비접촉 체온계 구비도 안 해 놓은 거냐",  "택배비/교통비 학교에서 다 내 줄거냐", "일주일(시험기간)만 버티면 될 줄 알았는데...... 서울에서 통학한다. 왕복 다섯시간이다." 등의 푸념과 짜증 섞인 의견이 있는가 하면 "손해보고 처분한 원룸을 웃돈 주고 구했다", "대면인데 셔틀은 왜 운행하지 않는거냐. 난 대전에 살지만 셔틀버스 없으면 통학이 한 시간을 훌쩍 넘긴다.", "KTX 정기권 끊어야 되나, 끊었다가 비대면으로 바뀌면 어떡하냐", "기숙사도 떨어지고 자취방도 못 구하고 친척도 없는데 어떡하냐" 라는 울상 섞인 글도 있었다. 여기에는 시험기간만 버텨보자는 생각으로 호텔/모텔에서 생활하던 학생들도 있었으며 예민한 분위기라 싸우는 글 또한 평소보다 잦았다. 하루에도 비대면으로 변경해 달라는 글이 수백개씩 올라오는데도 학교의 결정은 번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기숙사 전체 소독, 발열체크 후 확인 스티커 등 방역을 위한 학교의 노력도 있었지만 크게 도움 될 것 같아 보이진 않았다. 기숙사  인원을 반으로 줄였다고 할지라도 코로나 예방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인데다 발열체크는 사실상 학생 자율에 맡겼으며 발열체크 후 받는 스티커의 유무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실제로 필자가 실수로 스티커를 잊고 그냥 시험을 봤는데 시험이 끝나고 한참 후 친구가 말해주기 전까지 아무도 문제 삼는 사람이 없었다.

 

학생들의 거주 문제도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대면 진행을 해서 얻는 것이 무엇인지 의아할 따름이었다. 더군다나 현재 학교에서 축제를 기획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지난 20일 총학생회에서 만든 동아리 회장 단체 체팅방에서 '(중략)축제 때 동아리 부스를 설치하고 싶거나 공연을 진행하고 싶은 동아리는 제 개인 연락처로 연락바랍니다. (아직 구상 단계이기 때문에 세부사항은 추후 전파되는대로 신속히 알려드리겠습니다.)' 라고 붙은 공지를 동아리 회장들이 각자의 단체 채팅방에 공유를 하며 알려진 사실이다. 동아리 임원진을 포함한 회원들은 이러한 결정에 난색을 표했고 에타에는 또 다시 일대 혼란이 일었다.

 

현재 대전대학교는 전면 대면을 진행 중인 상태이다. 매일마다 서구, 유성구 쪽에서 꾸준히 확진자가 나오고 있으며 주말과 밤만 되면 주점에서 떠드는 소리 때문에 원룸촌 학생들은 고역을 치른다. 도서관은 건물 전체에서 열람실 하나만을 개방한 상태라 자리가 없는 학생은 근처 카페로 나갈 수밖에 없고 요일, 학번이 통일되지 않은 2부제 비대면으로 인해 동선에 차질이 생기기 일쑤이며 격주대면(홀짝 번갈아 가며 나오기, 못 나온 날은 강의 영상 시청)이 아닌 시간제 대면(2시간 수업의 경우 전반 1시간은 A그룹, 후반 1시간은 B그룹)일 경우 수업 진도를 절반 손해보는 동시에 이동하면서 줌 강의를 들어야 하는 웃지 못할 일도 생겼다. 교수님들의 상황도 별반 다를 바 없다. 한 교양 수업 교수님께서는 "대면 수업을 하며 영상도 준비해야 하니 체감상 업무가 세 배는 늘어난 것 같다." 라는 말씀도 하셨다. 대책도 배려도 없는 대면 전환에 많은 사람들이 불편함을 느끼고 있으며 학교는 이러한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전례 없는 혼란으로 인해 학교 역시 수업 조정으로 바쁘겠지만 과거와 현재의 오시범을 발판 삼아 더 나은 방안을 도출했으면 한다.



이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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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대학교 정보보안학과 재학 중인 이경수입니다.
바른 세상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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