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고려대학교 도서관, 탈바꿈하다.

2020.07.20 21:52:03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는 도서관의 진화

방학 중 더운 날씨에도 여전히 도서관 열람실을 찾아가는 학생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고려대학교 도서관은 이번 방학을 맞아 두 차례에 걸쳐 운영시간을 조정했다. 원래 방학 때는 도서관 운영 시간이 조정되지만, 이번에는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기존보다 도서관 운영시간이 대폭 단축되었으며, 특히나 열람실 운영 시간이 크게 조정되었다.

 

6월 24일, 석영중 고려대학교 도서관장은 방학 중 도서관 운영 시간 조정에 대해 공지하였다. 해당 공지에 따르면 중앙도서관(신관, 대학원), CDL, 법학도서관, 과학도서관 열람실, 과학도서관 1층 캐럴은 평일 9시부터 21시까지만 이용할 수 있고, 토요일 일요일은 휴실하였다. 또한 해당 공지 내용에는 중앙광장, 하나스퀘어 열람실과 학교 내 모든 그룹 스터디룸, 중앙도서관 캐럴, CCL, CDL 국제 기구 자료실 등은 방학 기간 동안 휴실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조정된 운영 시간 적용은 6월 29일부터 별도 공지일까지 시행된다.

 

이와 같은 공지사항에 대해, 많은 학생들 사이에서 방학 기간 내내 중앙광장 열람실을 휴실하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특히 주말에 도서관 열람실을 휴실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몇몇 학생들은 왜 특정 열람실만 휴실하는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결국 도서관 열람실 운영시간 조정 사항은 한 차례의 수정을 거쳐 7월 2일에 다시 공지되었다. 중앙광장과 하나스퀘어 열람실이 추가적으로 개방되었으며, 고려대학교 서울캠퍼스 도서관 열람실(중앙도서관 구관·신관, CDL, 법학도서관, 과학도서관, 중앙광장, 하나스퀘어) 모두 운영 시간이 기존의 평일 9시부터 21에서 평일 8시에서 22시까지로 바뀜으로써 약 2시간 가량 확대되었다. 또한 백주년 기념관, 과학도서관, 중앙광장, 하나스퀘어의 경우 토/일/공휴일에도 8시부터 22시까지 열람실을 운영하게 되었다. 위와 같은 운영 시간 조정은 7월 4일 토요일부터 시행된다.

 

 

아래는 고려대학교 중앙도서관(신관)을 이용하는 본교 국어교육과 재학 중인 박모씨를 인터뷰한 것이다.

 

Q1. 여름 방학 기간 동안 도서관 열람실을 자주 이용하셨나요?

A1. 도서관 자체는 많이 이용을 하는데 도서관 열람실은 자리가 많이 없기도 하고, 코로나 19로 인해 4명 책상을 한 명밖에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있어서 잘 이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집이 중앙도서관에 가깝기 때문에 자리가 있는 경우 중앙도서관 열람실에 가서 공부를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중앙도서관의 일반 자료실을 이용하는 편입니다.

 

Q2. 도서관 열람실에서 공부하는 사람은 어느 정도 되는 것 같나요?

A2. 중앙도서관 열람실은 항상 사람이 꽉 차 있습니다. 원래 정원이 120명정도 되기 때문에 현재에는 약 40명 정도밖에 열람실을 이용할 수 없어 예약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열람실 밖 로비나 일반 열람실 같은 곳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평균적으로 열람실 외부에 약 100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이 공부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Q3. 도서관 열람실 운영 시간이 평일, 주말 모두 22시까지 확대되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3. 학기 중에는 시험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주말에 도서관을 개방하지 않아서 불만이 있었는데, 방학 때라도 주말까지 도서관이 운영되고 운영 시간도 늘어난 것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9시까지의 운영은 대학생들이 공부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에 도서관을 닫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주말에 도서관을 열지 않는 것은 어떤 이유 때문에 그러한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학기 중에도 방학 때처럼 도서관을 운영했으면 학생들의 불만이 덜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Q4. 이번 열람실 운영 시간 조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4. 처음에는 학기 중과 마찬가지로 방학 때도 열람실을 운영하겠다고 했는데, 학생들의 반발이 심해지자 열람실 운영을 조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바뀐 부분에 대해서는 만족하지만, 학기 중과 마찬가지로 방학 때도 주말에 열람실을 개방하지 않은 것은 안전이라는 핑계로 학생들의 학교 시설 이용을 제한한 행동으로 보입니다. 충분히 방학 때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학기 중에도 실시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2학기 때도 지금처럼 주말까지, 그리고 충분한 도서관 이용 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의 도서관 운영시간 조정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고려대학교 도서관의 대응책이라 할 수 있다. 고려대학교 도서관은 코로나 19 확산으로 국내외 상당수 대학 도서관이 폐쇄 또는 주요 서비스를 중단하는 와중에도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면서도 안정적으로 도서관을 운영하기 위해 여러 대응책을 시행해왔다. 이러한 도서관의 탈바꿈은 비단 운영시간 조정에 그치지 않는다. 이번 방학에도 고려대학교 도서관은 고려대 코로나 예방대책 위원회의 지침에 따라 도서관 및 열람실 입구에서는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발열 벼부와 마스크 착용 여부를 확인하고, 신분증을 검사함으로써 외부인 출입을 금하고 있다. 또한 열람실과 자료실 내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하고 이용 가능한 좌석을 전체 좌석 수의 25-50%로 제한하는 등 방학에도 코로나 19 확산을 막고 학생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출입문 손잡이에도 항균 필름을 부착하였으며, 매주 화요일에는 정기방역을 실시하기도 하였다.

 

 

석영중 도서관장은 “우리 도서관은 고려대학교의 심장입니다. 생명 유지를 위해 심장이 멈출 수 없는 것처럼 도서관은 어려운 시기에도 고려대학교의 존립을 위해 서비스를 멈출 수 없었습니다.” (고려대학교 커뮤니케이션팀, 『KU today』, 제81권, 2020 여름호 44쪽에서 직접 인용)라고 말하였다. 또한 그는 코로나 19에 따른 변화를 언급하며 “대학 도서관의 위상과 역할, 운영 방식 및 서비스 그리고 공간 역시 당연히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향후 닥쳐올 지각변동에는 디지털 전환뿐 아니라 더욱 전면적이고 전방위적인, 창의적이며 다변적인 대응이 요구됩니다.”(같은 책, 45쪽에서 직접 인용)라고 말하며, 코로나 19에 따른 도서관의 전면적 변화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였다.

 

실제로 고려대학교 도서관은 자료 구입 예산의 75% 이상을 전자학술지원 확대에 투입하였다. 이에 따라 고려대학교 도서관은 1백만 건 이상의 디지털 콘텐츠를 보유하게 되었는데, 이는 국내 사립대 중 최고 규모이다. 최근 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해 교외접속을 통한 전자 자료 이용 건수와 전자책 대출 건수도 크게 늘게 되었다. 또한 고려대학교 도서관은 도서관 홈페이지를 전면 개편하여 전자학술자원의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안정적인 온라인 열람 환경을 구축하였다. 특히 2014년 12월부터 도서관 개방 시간과 무관하게 캠퍼스 어디에서나 대출 및 반납이 가능토록 한 RFID 시스을 구축에 힘을 쏟았는데, 모든 단과대학 건물에 자동반납기가 설치되고 캠퍼스 주요 공간에 스마트 대출 반납기가 설치되어 학생들이 비대면으로도 책을 대출·반납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도 전체 대출 자료 중 약 70% 이상의 자료 대출이 이러한 RFID 장비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비록 이러한 변화가 코로나 19를 미리 예견하고 일어난 것은 아니지만, 시대에 흐름에 맞추어 변화해 온 고려대학교 도서관의 끊임없는 노력 덕분에 코로나 19 확산 사태에도 보다 안정적으로 도서관 이용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코로나 19 확산에 따라 도서관 이용자들의 안전을 강구하기 위한 도서관의 여러 대응책과 그 전부터 점진적으로 진행되어 왔던 도서관의 변화는 코로나 19에도 학생들이 도서관을 보다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해 주었다. 특히나 시공간의 제약 없이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게끔 하려는 여러 시도들은 도서관이 코로나 19에도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었다. 고려대학교 도서관은 이번뿐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시대에 흐름에 맞추어 도서관의 시스템과 서비스, 운영 체제, 운영 방식, 운영 시간을 바꾸어나가며 끊임없는 변화의 길을 택하겠지만, 도서관 본연의 가치는 여전히 지켜나가고 있다. 고려대학교 도서관의 탈바꿈은 코로나 19라는 전세계적 재앙에도 굴하지 않고, 학문의 전당인 대학의 심장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기 위한 끊임없는 진화인 것이다.



엄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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