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고려대학교 수강 신청 시스템과 이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들

2020.08.17 18:00:05

새롭게 바뀐 수강희망과목 등록 시스템에 대해 여러 문제점 제기돼

 

고려대학교 수강 신청 시스템이 대대적인 변화를 맞이하였다. 기존의 수강 신청에서는 강의 매매,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으로 인한 불공정한 수강 신청 방법 등 여러 문제가 있었다. 이번 수강 시스템의 변화를 통해 이러한 문제점들이 어느 정도 사전에 차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과목 신청 지연제가 도입되었는데, 이는 신청 인원 제한 과목의 학년별 정원이나 전체 정원이 가득 찬 상태에서 누군가가 해당 과목을 취소했을 경우 일정 시간 경과 후에 신청이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과목 신청이 지연되는 시간은 30분 – 1시간 사이이며, 새벽 시간 대에는 2시간 – 3시간으로 지연 시간이 연장된다. 기존의 수강 신청 시스템 하에서는 강의 판매자가 수강 신청을 취소한 즉시 강의 구입자가 수강 신청을 해서 해당 과목 수강 신청에 성공하는 등의 강의 매매가 가능했었는데, 이번에는 판매자가 수강 신청을 취소하더라도 취소 시점으로부터 30분에서 1시간 사이 어느 때에 수강 신청이 가능할지는 아무도 모르므로 사실상 강의매매가 원천적으로 차단된 셈이다. 이 과목 신청 지연제는 수강신청 시작 후 30분까지 및 종료 1시간 전부터는 적용되지 않는다. 수강 신청 시작 후 30분은 수강 신청 및 신청 취소가 가장 활발한 시간대이기 때문에 미적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으로 인한 수강신청 시스템의 성능 저하를 방지하기 위해 매크로 방지용 키 입력을 하도록 변경되었다. 수강 신청 과목 저장을 일정 횟수 이상 클릭할 경우, 화면에 나타내는 문자열을 입력해야만 한다.

 

이번에는 수강희망과목 등록 역시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기존에는 수강 희망 과목 등록 인원이 정원보다 많은 경우에는 교수자가 정원을 늘리지 않는 한 등록자 전원이 해당 과목을 수강하지 못하고 해당 인원은 수강 신청으로 이월되었다. 즉, 수강 희망 과목 등록 인원이 정원을 넘어가면 모두 수강 신청을 통해서만 해당 과목을 수강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수강희망과목 등록 인원이 해당 개설과목의 학년별/전체 수강제한 인원보다 많을 경우, 학년별/전체 정원의 20%만 추첨으로 선발되고 나머지 정원은 초기화되어 수강신청 기간에 선착순으로 신청하도록 바뀌었다. 수강희망과목 등록 이원이 해당 개설과목 정원 이하일 경우에는 전원 수강신청 처리된다는 점은 기존과 동일하지만, 정원을 초과하면 20% 가량을 추첨을 통해 선발한다는 점이 기존과 달라진 점이다.

 

수강희망과목 등록은 8월 4일 화요일부터 8월 7일 금요일 정오까지 이루어졌고, 결과는 약 일주일 후인 8월 13일 목요일 오후 5시에 공개되었다. 기존과 다른 수강 희망과목 등록을 경험한 학우들에게, 이번 수강 희망 과목 등록 시스템에 대해 만족하냐는 질문을 던져보았다.

 

익명의 학우 A는 “이번 것의 결과는 만족”한다고 하였으나, “주변 사람들의 경우를 보았을 때 그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의문이 든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외에도 이번에 20%를 추첨으로 뽑는 것에 대해 만족한다는 의견을 밝혀준 학우들이 있었다. 19학번 안 모 학우는 “먼저 기존 정원보다 적은 경우가 아니면 모두 수강신청 되지 않았던 것과 다르게 정원의 20%가 미리 선정되는 것이 만족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하였고, 20학번 심 모 학우는 “이전에는 과열된 수강신청 경쟁 속에서 각종 편법과 부정행위로 인해 모든 학우님들이 평등하게 수강신청을 진행하기 어려웠”다고 말하며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점이 많겠지만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첫 걸음이라고 생각하여 만족”한다고 의견을 밝혀주었다.

 

20학번 성 모 학우는 “20학번이기에 변경 전의 수강희망과목 등록시스템을 경험해보지 못해 기존의 시스템과의 만족도를 비교해 볼 수는 없을 것 같”다며 기존 수강 희망 과목 등록 시스템과의 직접적인 비교는 어려울 것 같다고 운을 떼었지만, 자신의 경험으로 한정지을 때 이번 수강희망과목등록 시스템에 대해 충분히 만족했다는 답변을 해주었다.

 

반면 19학번 장 모 학우는 “불만족에 가깝다”라고 밝혔고 익명의 학우 B 역시 “왜 굳이 20%를 추첨하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족에 가까운 의사를 표했다. 먼저 장 모 학우는 “먼저, 추첨 시스템이 어떠한 연유로 도입되었는지 의문이 듭니다. 지금까지는 정원을 초과하면 본 수강신청으로 인원이 모두 이월되었습니다. 굳이 20%에 해당하는 인원을 운의 방식으로 미리 선발할 이유가 없는 것이죠.”라고 밝히며 추첨 시스템이 반드시 도입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합리적인 의문을 제기하였다. 장 모 학우는 “다만 추첨에 있어 1순위부터 4순위를 설정하도록 한 것은 추첨이 운에만 극단적으로 치우치지 않게 했다는 점에서 좋은 개선이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언급하며 수강 신청이 전적으로 운에 의해 결정되지는 않게 해두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장 모 학우는 “다음으로 수강신청 모바일 어플에서 정원을 확인하는 일이 불편했었는데, 이 점을 개선해야 할 것 같습니다. 수강희망과목등록 탭에서는 정원 확인이 안 되고 각 과목명을 검색해서 정원을 보도록 되어 있었는데, 하나의 탭에서 정원과 희망과목 등록 상태를 모두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밝히며 정원 확인에 있어서 개선해야 할 점을 지적해 주었다.

 

만족을 표했던 학우들 역시 이번 수강 희망 과목 등록 시스템에 관하여 여러 방면에서 한계점/문제점을 지적해주었다. 익명의 학우 A는 “추첨하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라고 말하며 수강 희망 과목 등록과 실제 결과 발표일이 많이 차이 난다는 문제점을 지적해 주었다. 익명의 학우 B 또한 “단순히 추첨 돌리는 것인데 왜 이리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건지 모르겠다”라고 응답하며 “최대한 빨리 학생들이 수강 신청 결과를 볼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는데, 왜 일주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지 이해하기 힘들다”라며 같은 문제에 대해 지적을 해주었다.

 

  20학번 심 모 학우 역시 “수강희망과목 신청결과가 나오고 주변에 연락을 해보니 20%라는 다소 낮은 확률에 많은 학우들이 실패한 것 같았습니다. 저 역시 1,2,3순위 다 떨어져서 너무 아쉬웠구요. 결과적으로 성공한 학우님들은 전보다 훨씬 편하겠지만 다수의 학우님들은 더 심화된 경쟁 속에서 수강신청을 진행하게 될거 같습니다. 운이라는 요소 내에서 격차가 더 심화된 느낌입니다.”라며 결국 수업 정원 자체가 적기에 수강 희망과목등록을 통해서도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는 본질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또한 심 모 학우는 “좋은 취지로 수강신청 방식이 변한 것은 이해가 되지만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개선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19학번 안 모 학우는 “해당 추첨 비율이 좀 더 높았다면 이러닝지원팀의 주장대로 수강신청 서버 부담도 더 많이 줄고 학생들도 더 적은 수만 수강신청에 참여하면 되니 좋았을 것 같다.”라고 밝히며 추첨 비율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또한 안 모 학우는 “1순위 이하의 과목들도 모두 정원을 초과한 상태라면 2순위 3순위 4순위가 무의미해서 굳이 순위를 두어야 했을까 의문이다.”라고 말해주었다.

 

  20학번 성 모 학우는 “수강 가능 인원이 초과되어 랜덤으로 수강 신청이 되는 경우가 많았기에 과연 수강 희망 과목 등록이 의미있는 것인지 조금의 회의감을 느꼈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수강신청어플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지만 한 가지 더 바라는 것이 있다면 학수번호 뿐만 아니라 분반을 검색하는 것도 가능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수강 신청 어플에서 분반 검색을 가능하게 해달라는 개선 희망 사항을 언급했다.

 

수강신청/수강희망과목 등록 시스템이 이번에 변화를 맞이한 것에 대해 만족하는 학생들도 적지는 않지만 아직 여러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수강 신청과 수강희망과목 등록에 대한 여러 문제들은 근본적으로 수강 가능 인원 자체의 파이가 너무 작기 때문에 일어난다. 수강 인원이 희망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므로 발생하는 문제이다. 실제로 고려대학교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는 2019년을 기준으로 21.7명인데, 이는 서울대학교 13.65명, 연세대학교 18.07명, 성균관대학교의 17,17명에 비해 상당히 많은 편이다.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서라면 ‘어떻게 해야 가장 공정하게 수강 신청 제도를 운영할 수 있는가’도 생각해봐야 하지만 학교 측에서는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들을 수 있게끔 교육 환경을 조성해봐야 할 것이다.



엄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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