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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두드리는 키보드가 한 사람의 목숨을 좌지우지 합니다

 

지난달 14일 가수 겸 배우 설리가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유는 심한 악성댓글로 인한 스트레스. 실제로 설 리가 살아있을 때 그녀를 향한 악성댓글의 수위는 어마어마했다. 2017년 그룹 다이나믹듀오의 맴버인 최자와 결별했다는 소식이 터지자 ‘임신했냐?’ ‘최자가 힘들겠다.’ 는 댓글이 달렸고 그녀가 인스타그램에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를 공개했을 때도 어이없는 말들이 난무했다. 사람들은 그녀가 키우는 고양이를 보고 ‘징그럽다’ ‘자기 같은 것만 키운다.’ 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그녀가 속옷을 착용하지 않고 사진을 게시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대중들은 그녀가 속옷을 착용하지 않은 모습에 연예인으로서 여자아이돌로서 행동이 적절하지 못하다며 수위 높은 비난을 퍼부었다. ‘관심이 없으니 기사를 그만 내라’ ‘가슴도 없는 주제에 선정적이지도 않냐’ 며 몸매를 평가하고 성적인 수치심을 주는 반응들이 난무했다. 노브라 이외에도 친한 남자 연예인들과 사진을 찍어 개시했을 때도 그녀에겐 항상 비난이 잇달았다. 결국 그녀는 근거 없는 악성댓글에 대인기피증에 시달리다 스스로 숨을 끊는 비극적인 선택을 했다.

 

사실 지난 2008년과 2017년에도 설리와 똑같은 일이 발생했다. 2008년 10월 2일 근거 없는 루머와 악성댓글로 생을 마감한 최진실 씨의 일이다. 최진실 씨는 이혼 후에 자녀에 대한 악성댓글과 사채설 루머로 인해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으며 이에 향년 40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최진실씨의 사건이 터진 후 이른바 ‘최진실법’을 만들어 인터넷 실명제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제기됐으나 법안은 통과되지 못하고 위헌으로 결정됐다. 2년 전인 2017년 12월 18일에도 그룹 샤이니의 종현이 방안에서 연탄을 피워놓고 쓰러진 채로 발견되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가 자살한 이유는 악성댓글로 인한 우울증으로 밝혀졌고 병원치료를 받다 견디지 못하고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악성댓글을 정의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법적으로 악성댓글을 정의하는 기준은 크게 3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피해자가 명확히 드러날 때이다. 실명을 이야기하며 비난하는 경우는 물론이고 실명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누가 봐도 이 사람을 이야기하는 거라고 생각되는 경우이다. 두 번째는 의도가 보일 때이다. 이 경우는 상대방의 이미지나 명예를 실추시키려고 하는 의도가 있는 경우다. 마지막으로는 공연성이 있는 경우이다. 여기서 말하는 공연성이란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알 수 있는 경우를 뜻한다. 악성댓글은 주로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는 개인 SNS 계정, 커뮤니티 게시판에 많이 달리는데 이렇게 여러 사람이 볼 수 있는 공간에 악성댓글이 달리는 것을 말한다.

 

현행법상 악성댓글을 쓴 사람은 사이버 명예훼손죄와 형법상 모욕죄를 적용해 처벌 할 수 있다. 국가법령정보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제 70조 1항에서는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또한 제 70조 2항에서는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법상으로는 징역형이 가능하지만, 현실에서는 단순한 벌금형으로만 끝나고 징역을 사는 사례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악성댓글로 인한 피해로 징역을 산 사례는 최근 한 여성이 배우 심은진 씨에게 지속해서 성적수치심을 유발하는 글을 올려 징역 5개월을 선고받은 것이 최초이다. 초범인 경우에는 기소유예 처분으로 끝내는 경우가 많다.

 

설리가 세상을 뜨고 난 후 악성댓글을 방지하자는 목적으로 정치권에서는 ‘설리법’ 을 도입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디지털 데일리의 기사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인터넷 준 실명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정보 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은 댓글 아이디 풀네임과 IP를 공개해 온라인 댓글 책임성을 강화하고 이용자 스스로 댓글을 판단해 허위사실이나 댓글 부정행위를 개선하는 데에 중점을 둔다. 여기에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각 포털사이트별로 다르게 이루어진 아이디 공개 정책을 통일하고 준 실명제에 대한 실효성을 높였다. 하지만 그녀의 이름을 본 뜬 ‘최진리법’은 현실적으로 실현되기에 어려운 감이 있다. 인터넷 실명제와 악성댓글 처벌강화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국회 상임위원회에서도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에 국내 포털사이트 중 하나인 카카오는 지난달 31일 연예 뉴스에 대한 댓글 서비스를 폐지했다. 이용자들은 연예인들의 사진이나 기사에 좋아요 표시를 하는 등의 반응만 보일 수 있으며 기존에 썼던 댓글은 개인 계정으로만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 같은 경우는 AI 서비스를 이용하여 욕설이 담긴 댓글을 숨겨주는 기능을 12일부터 확대 적용했다. 네이버의 AI 기능은 올해 4월 웹툰, 쥬니버, 스포츠에 순차 적용했으며 29일부터는 연예 뉴스에도 도입했다. 네이버의 AI 기능 이전에도 뉴스 댓글 중 욕설은 자동 필터링 기능을 이용해 문장 전체가 아닌 욕설만 000 등으로 보이게 자동으로 숨겨졌다. 그러나 욕설만 가린다고 해도 충분히 불쾌한 뜻이 문장맥락만으로도 전달이 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네이버는 욕설이 들어간 댓글은 아예 가려버리고 일상어와 혼용되는 단어는 걸러지지 않게 했으며 AI기능을 활성화할지는 뉴스를 보는 이용자가 결정하도록 했다.

 

'언어’라는 것은 때로는 행동보다 더 무서운 칼이 되곤 한다. 말 한마디로 사람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주기도 하며 말 한마디 때문에 소중한 사람의 목숨을 잃어버리기도 하는 치명상을 입힐 수가 있다. 그만큼 언어라는 것은 부작용이 어마어마한 수단으로 작용한다. 우리와 같은 일반인들에게도 언어는 크게 작용한다. 대중들의 관심을 받고 사는 연예인들은 하루에도 수만 마디의 말을 들으며 상처를 받는 일이 허다하다. 직접적으로 전해지는 경우도 있겠지만 간접적인 수단으로도 평생 지울 수 없는 흉터를 남기기도 한다. 연예인들은 공인이기 전에 우리와 똑같이 숨 쉬며 먹고 마시는 인간이다. 단지 사람들은 ‘공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래도 된다고 여기며 키보드 앞에 앉아 자판만 두드리며 아무렇지도 않은 흔한 일로 생각한다. 하지만 자판을 두드리며 악성댓글을 날리는 일도 직접적으로 상처를 전달하는 일과 다를 바가 없다. 오히려 그것은 지워지지 않은 자료로서 죽을 때까지 평생 작용한다. 이에 대중들과 언론 단체들은 더욱 나은 인터넷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모두 가 성찰하고 바꿔나가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프로필 사진
이하영 기자

안녕하세요. 4월부터 캠퍼스엔 기자 활동을 시작하게 된 이하영 입니다. 앞으로 여러분들께 도움이 되는 기사를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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