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우리의 생활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것이 평범했던 날은 사라지고 마스크를 쓰는 것이 당연한 때가 왔다. 외식을 즐기던 사람들은 배달음식을 시키기 시작했고, 마트에 가서 직접 장을 보던 사람들은 집안에서 쇼핑을 하고 배달을 받는다. 코로나로 어쩔 수 없이 집에 있는 경우가 많아지며 이제는 이 변화에 적응해나가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집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경제활동을 '홈코노미'라고 부른다. '홈코노미'란 '집'을 뜻하는 '홈(home)'과 '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미(economy)' 두 단어를 합친 단어이다. 어떤 음식이든 시켜 먹을 수 있는 배달 앱, '넷플릭스',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의 발달로 자발적인 홈족이 늘고 있던 중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되자 '홈코노미'는 더욱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집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인 '홈족'이 늘자 셀프 인테리어 역시 성장하고 있다. 자신의 취향을 담은 공간을 위해 직접 인테리어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집'이라는 공간이 주던 한계성을 극복하고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 시키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 이제는 집이 편하다는 인식을 넘어 집안에 있
몇 년 전부터 한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생활한복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전형적인 디자인의 생활한복에서 고유의 멋과 현대적 감각을 동시에 살린 다양한 생활한복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한복이란 우리나라 고유의 의복을 뜻한다. 그 전통의 선을 현대부터 그어보면, 영·정조 시대 혜원(蕙園) 신윤복(申潤福), 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의 풍속도에 나타난 한복까지 그을 수 있으며, 다시 조선 초기, 고려, 통일신라를 거쳐 고구려 고분벽화의 기본복식(유·고·상·포)까지 이어진다. 더 나아가 가시적인 자료는 없으나 고조선까지도 이을 수 있다고 본다. 몇 천 년에 걸친 유구한 역사만큼 한복의 변천도 끊임없다. 고구려, 백제, 통일신라, 고려, 조선의 복식들을 보면 상의의 길이 변화, 저고리를 입는 방법 등 시대에 따라 한복이 조금씩 달라져왔음을 알 수 있다. 생활한복의 개념은 1800년대 말 개화기 때 등장했는데, 일례로 우리가 흔하게 ‘유관순 한복’이라 부르는 당시 여학생들이 입던 개량한복도 등장했다. 이 개량한복은 어린 여학생들이 한복을 편하게 입을 수 있도록 이화학당의 교사였던 선교사가 양장의 옷본을 참고해 만든 것이다. 이렇게 전통한복에 활동성과 편
혼자 여행을 떠났다. 길을 걷다가 문득 생각나는 글을 종이에 옮겨적었고, 의사소통만 가능한 간단한 언어를 내뱉으며, 다른 사람들과 일상을 이야기했다. 뜻밖의 장소에서 뜻밖의 일들을 겪으며 알아간 것들이 많았고, 글을 통해 나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었다. 이것은 A의 이야기이다. 매일 감정 일기를 썼다. 힘들었던 날에는 듣고 싶은 위로의 말도 적었고, 기쁜 날에는 그 기분이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적었다. 슬픈 날에는 그 감정을 이겨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적었고, 화가 나는 날에는 차마 내뱉지 못한 아픈 말들을 적었다. 그렇게 내가 느낀 감정들을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었다. 이것은 B의 이야기이다. 이외에도 타지에서 자취 생활을 하면서 얻은 지식이나 일상 속 소소한 이야기들을 공유하길 바라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렇게 이들이 찾은 것은 삶의 이야기를 한 권의 책에 엮어주는 ‘독립출판’이었다. 독립출판은 글의 주인인 저자가 직접 책을 만드는 1인 출판 체제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직접 출판 등록을 해서 자신의 책을 만들 수 있고, 모든 출판 과정을 직접 진행할 수 있다. 특히 자신만의 책을 소유하고 싶은 마음이 크면 1권만 제작해도 되며,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
2008년 말콤 글래드웰은 본인의 저서 「아웃라이어(Outliers)」에서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1만 시간, 즉 10년동안 한 분야에 몰두하여 실력을 닦으면 그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되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보통은 이런 사람들을 두고 우리는 '스페셜리스트' 내지는 전문가라고 칭한다. 이 '1만 시간의 법칙'을 두고 지금껏 수많은 사람이 찬성과 반대를 논의해왔고, 이와 관련한 서적, 뉴스 등을 이루 셀 수 없을 만큼 방대하다. 본 칼럼에서 '1만 시간의 법칙'의 옳고그름을 논하자는 것이 아니다. 특정 분야에 대한 1만 시간이 중요할 지언정, 바야흐로 '제너럴리스트'들의 학제적인 접근이 절정인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데이비드 엡스타인이 출간한 「늦깎이 천재들의 비밀(Range)」라는 책과 사티아 나델라(MS사 CEO)의 책 「히트: 리프레시(Hit: Refresh)」는 각각 2019년 2017년에 출간된 책으로 '아웃라이어'보다는 훨씬 최근의 트렌드를 담고 있다. 상세한 부분에선 차이가 있지만, 이 두 책이 공통적으로 젊은 층에게 요구하는 것은 다양한 분야에 대한 학제적인 접
1980년대의 대학 진학률은 합격자 기준 27.2%였다. 이후 대학진학률은 2009년 77.8%을 기록했다.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진학을 희망하면 누구나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대학진학률이 높아지는 동안 우리 사회가 대학생을 바라보는 시선은 어떻게 변화하였을까. ‘대학생’ 이라는 단어를 보고 각자 이미지를 떠올려보자. ‘술을 진탕 마시고 취해 친구들과 즐거워하는 모습’, ‘학점이나 취업준비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 혹은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는 모습’ 등 다양한 이미지를 떠올려낼 수 있다. 수십 년 전 학업에 뜻을 가진 소수만이 대학에 진학하던 시절, 세상은 대학생을 ‘지식인’으로 바라보았다. 당시 대학생들의 모습으로 미루어보아 불편하고 고통스러울지라도 자신이 속한 사회의 문제점을 들여다보고 사회가 더 나은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지식인의 역할이 아닐까. 더 이상 사회가 대학생을 ‘지식인’으로 바라보지 않는 이유는 ‘행동하는 대학생’이 줄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더 이상 대학생들이 행동하지 않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전의 사회보다 대학생들이 준비해야하는 것들이 많아진 데에서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학점’,
옛날에는 유명한 TV프로그램 시청률이 50%가 넘던 것에 비해 요즘에는 시청률 10%로도 넘기기가 힘들다. 이러한 시청률 조사는 우리나라에서 1991년부터 시작되었다. 시청률 조사를 하는 회사는 대표적으로 닐슨 코리아와 TNMS가 있다. 닐슨 코리아에서 시청률은 가구 단위의 시청률을 말한다. 가구단위의 시청률 조사의 모집단은 시청영역 내의 전체 TV보유 가구 수 이다. 여기서 말하는 시청영역은 전국과 수도권으로 나누어져 시청률이 측정된다. 모집단 중 표본은 TV시청환경에 관한 기초조사를 실시하여 층화 무작위추출에 따른 1차 표본을 구성한 후 TV시청에 영향을 주는 변수들을 고려하여 부표본을 나열한 후 2차 표본가구를 추출하는 이중 표본추출 방식을 활용하여 표본을 추출한다. 이러한 기초조사를 통해 패널을 선정한 후 선정된 패널가구를 방문하여 피플 미터를 설치하여 이를 통해 누가 언제 어떤 채널을 얼만큼 시청했는가를 기록한다. 이 기록을 바탕으로 매일 새벽 2시부터 전날의 시청정보를 닐슨 본사로 수집한다. 이를 이용해 편집 규칙과 가중치를 적용해 불량데이터를 걸러내고 모집단으로 환산하여 생성한 데이터와 프로그램 모니터링 정보를 패널의 시청정보와 결합하여 생성한
머릿속에 [빨간 파란색]을 떠올려 보아라. 글자로 형상화하지 말고 노란색, 초록색과 같이 색깔 그 자체로 정의해 보아라. 어떤 위대한 화가가 살아 돌아와도 불가능할 것이다. 우리는 [빨간 파란색]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다. 아니, 평생 살면서 [빨간 파란색]이란 단어를 생각할 일이나 있겠는가. 그런데 있다. [빨간 파란색]같은, 인생 사는데 하등 필요도 없는 그런 개념을 알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 우리는 본 적도, 알 수도 없는 [빨간 파란색]의 색깔을 알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 삼촌과 독립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다 아빠와 나눴던 대화를 말씀드린 적 있었다. "의견 차이로 인해 부자지간에 분쟁이 많이 일어나요. 그럼 항상 나오는 소리가 이거예요. [너, 내 덕분에 이렇게 따뜻한 집에서 먹고, 자고, 씻고 할 수 있는 거잖아. 내가 너 다 먹여살리고 있는데 그게 싫으면 너 나가. 나가서 혼자 살아.] 이 말을 꺼내는 순간 저는 할 말이 없는 거예요. 왜냐면 사실이잖아요. 좋으나 싫으나 일단 아빠가 돈 벌어오고 보살펴주기 때문에 제가 이제까지 살 수 있는 거니까."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었기에 나는 웃으며 말했으나 이 말을 들은 삼촌께선 급속도로 얼굴이 굳더니 심각
영화 '기생충'은 올해 초 아카데미 4개 부문을 수상하면서 국내외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한국 영화는 르네상스를 맞이하고 있다. 20년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부산영화제는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 자리 잡았고 세계의 수많은 영화제와 동등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부산영화제를 찾는 해외 유명 영화인들과 관람객들은 점차 늘어가고 있기에 영화제 위상은 계속해서 격상한다고 예상한다. 하지만 비판적인 시선으로 돌려보자면 한국 영화제의 현실은 변변치 않다. 칸 영화제, 베니스 영화와 마찬가지로 국제영화제를 지향하는 부산영화제를 제외하면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영화제는 여전히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생충을 포함한 한국 영화의 최근 선전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영화제가 겪고 있는 현상은 한국의 고질적인 문화 편식에서 비롯된다. 즉 영화제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문제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영화제가 관람객을 끌어들이는 도구로만 인식하고 그것을 수년간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영화를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영화제를 비교하자면 프랑스를 예로 들 수 있다. 프랑스의 영화제는 매년 150여 개의 영화제가 개막하고 있다. 또한, 기존
가난한 떠돌이가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있다. 그러다 우연히 거리에서 꽃을 파는 눈먼 소녀를 만난다. 그녀에게 첫눈에 반한 떠돌이는 마지막으로 남은 동전을 털어 꽃을 산다. 그런데 떠돌이가 소녀에게 돈을 건넨 후 곧바로 자동차의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린다. 이로 인해 소녀는 떠돌이를 부자로 오해하게 된다. 그날 밤, 떠돌이는 술에 취해 자살하려는 백만장자를 구해주고 그와 친구가 된다. 떠돌이는 백만장자가 술에 취했을 때 돈을 얻어내어 그 돈으로 소녀를 도와준다. 그리고 마침내 소녀의 수술비까지 마련해주어 소녀는 눈 수술을 한다. 찰리 채플린의 ‘시티라이트’는 도시의 ‘어둠’과 ‘빛’을 함께 이야기하고 있는 영화이다. 영화가 제작되었던 1930년대는 미국이 대공황을 겪을 때였다. 실업자들이 늘어나고, 빈부 격차는 정점을 찍게 되었다. 시티라이트에서 ‘백만장자’는 술에 취했을 때는 떠돌이의 친구가 되지만, 술에서 깨어나면 떠돌이와 철저한 타인이 된다. 또, 가난하지만 한결같은 소녀와 자살 충동에 빠진 풍요로운 백만장자의 삶을 대조적으로 보여준다. 이런 점들이 영화 속에서 도시의 ‘빛’과 ‘어둠’으로 작용하며 끊임없이 깜빡이고 있다. 떠돌이는 가진 것 하나 없으면서
바로 어제인 지난 11일,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다고 주장하였다. 현재 세계가 코로나19로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백신 개발은 세계의 관심사이고, 백신 개발 소식으로 러시아는 지금 세계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의 이름은 '스푸트니크 브이'이다. 이는 옛 소련 때, 러시아가 인류 최초로 쏘아올린 인공위성의 이름이기도 하다.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딸 역시 임상시험에 참여해 백신을 접종했다고 말하며 백신 개발이 성공적이라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에 사람들은 부정적인 반응이 더욱 크다. 러시아의 백신은 말하자면 급하게 개발된 것이다. 백신을 개발할 때 임상시험을 진행하는데, 보통 3차까지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아 등록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러시아의 백신 '스푸트니크 브이'는 1차 임상 이후 최종 승인을 한 것이다. 이러한 급한 개발은 사람들의 부정적인 반응을 자아냈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러시아의 백신 개발 소식에 자료에 대한 엄격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은 인터뷰에서 "백신에 있어 중요